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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느린 철도의 마지막 모습 - 경전선 답사기. 5

작성일
12-07-08 20:38
글쓴이
퍼스나콘 앙겔루스노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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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촌역

 평촌역이라고 치니 안양의 평촌역만 줄줄이 나오는군요... 나으 경전선을 잊지 말라능!!!




평촌 가는 길. 지난번에 이어 걸어갔습니다. 원북에서 평촌가는 버스가 있는지를 물어보려 해도 행인이 없어서... 한참 걷다보니 버스가 지나가긴 하던데, 그게 평촌가는건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었네요.

저번 편에서도 말했지만, 걸어다니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주위의 모습을 더 오래, 더 자세히 보게 됩니다. 덕분에 주변 경관의 사진이 많아지더라구요. 대개 한 역을 떠나 다음역에 도착하기까지 50~60장안팎인데, 이 구간은 거리도 길고 풍광도 볼맛이 있다보니 140장이 넘더군요. 적당히 줄여가면서 올려야하는데... 경전선 답사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1500장정도 되는데, 애초에 이번 여행은 후기를 올릴 작정을 하고 떠났고, 후기를 쓴다면 사진에 멘트를 붙이게 되기 마련이기에, 이 사진엔 이런 멘트를 붙여야겠다, 라는 생각을 대충 하면서 사진들을 찍었거든요. 그래서 사진 하나하나에 나름대로는 다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러나, 이렇게 장 수가 많아지니 그걸 다 올릴수는 없고, 덕분에 기록되지 못하는 이야기들, 모습들도 많고 그러네요. 사실 생각같아서는... 2박 3일동안 보았던 모든 모습 모든 생각들을 전부 다 동영상으로 올리고 나레이션 넣고 해서 올리고 싶지만 그렇게 되겠습니까. 어찌보면 기억이 인간이란 것의 본질이라면 망각이야말로 기억 이전에, "존재" 의 본질일텐데요...

다만 이 여행이 잊혀져가는 것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보니... 그 여행에서조차 잊혀짐의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는 것은 여간 쓸쓸한 것이 아니군요... 쓸쓸함을 딛고, 평촌으로 떠나봅니다.




 농촌만이 쇠락해가는건 아닙니다. 마을이 쇠락하면 마을과 바깥을 잇는 것들도 쇠락해가겠죠. 한때는 원북역에도 역무원이 있었을지 모르고, 한때는 영진고속관광도 정기적으로 원북의 사람들을 태우고 떠났었겠죠. 지금은 이렇지만...


 
 지금, 그대는 어디쯤 오는지, 아직, 가야할 길이 더 많은지...




 그러나 하늘을 보고 땅을 딛고서 철길과 나란히 가는 길은 외롭지 않습니다. 정말이라능!!!




 지도에는 태실삼거리라고 나와있는 곳입니다. 사전에 지역지도를 최대로 확대해놓고 길들을 파악해 두었어요.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112에 자기실종신고를 몇 번을 냈을런지... 경찰아저찌, 도와줘영... 힝...ㅠㅠ




 이렇게? 조잡하지만 자기만 알아보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잇힝~ 태실 삼거리, 억시령 2교등 랜드마크(^^)들을 찾을때마다 기분이 삼삼했습니다. 시골에서 보물찾기 하는 느낌~~

사실은 거의 외길이었지만...--




꼬불꼬불~




 저 멀리 원북역이 보입니다. 미련이 남아 자꾸 돌아보게 합니다만 가야할 길이 더 많습니다.




 개를 잔뜩 가둬놓고 기르는 집이 있더군요. 올 여름이라도 무사히들 넘기길...




 공사중인 신선의 고가도로 밑을 지나갑니다. 직선화의 부산물로 많아지는건 고가도로와 터널이에요. 고저차를 맞추고 구배를 없애기 위해서죠. 그나마 고가도로는 경치를 즐길 수 있으니 좋습니다만 터널은 정말 싫네요...--




 때마침 화물편이 지나갑니다. 오후늦은 시간대이후로는 여객편이 거의 없는데(오후 4시 이후로는 왕복 1편 밖에 없습니다) 이 시간대에는 화물편이 왕왕 지나가더군요. 이 날 3편인가 4편정도 본거 같습니다.




비석이 또 있네요. 내용을 보니 열녀비인거 같아요. 창살의 녹이 세월을 느끼게 합니다. 뭐 여기서야 세월을 느낄만한거는 쌔고 쌨긴 합니다만...




 말 그대로 기찻길옆 오막살이. 출산률이 높을까요? 낄낄~~

뭐 밤에 열차가 지나가진 않긴 합니다만...--




태실삼거리의 이름은 이 마을에서 나온 거더군요. 태실마을. 지나가는 길에 본 작고 예쁜 마을이었습니다.




 마을의 전경




흙을 발라 쌓은 돌벽마당 안에 경운기가 놓여있군요.




되게 특이한 정자라고 해야하려나... 마을 앞을 흐르는 개울위에 놓인 다리의 한 구석에 쉼터 비슷하게 뭔가를 만들어 놨습니다. 양 기슭에 나무가 놓여있어 나무가 차양막처럼 되어 있더군요. 중세이탈리아의 도시를 보면 다리가 있고 다리 한켠에 보조다리를 놓아 그 위에 노점같은 것을 만들어 놓은 사진들을 종종 봤는데(무슨 말인지 전달이 되었으려나...) 그 모습이 떠올라 신기했더랬습니다.




 인상깊어서 좀 더 가까이서 찍어봤어요. 한가할 때는 마을 어르신들 나와서 술도 자시고 장기도 두고 그럴거 같습니다.




 전신주를 덩쿨이 덮으니 그냥 나무처럼 보이는거 같네요~ 옆에 핀 꽃들도 잎흐군요.




그래서 찍어봤습니다. 잇힝~




이 모습은... 뭐라고 해야하나... 이번 여행에서 표현력의 한계를 많이  느끼는데... 무슨 바빌론의 공중정원 같다는 느낌을 받았네요. 갈수기라 물이 좀 없는건 아쉽지만 흐르는 물가에 수풀이 펴져있고, 그 수풀 사이에 고즈넉히 놓인 집이 어지간히 운치있게 느껴졌습니다. 문재인의 양산별장이 꽤나 멋드러진 집이던데, 비록 촌의 허름한 집입니다만 이 집도 그 못지않게 멋스럽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 의미에서 한장 더 보시라능~




작지만 예쁜 태실마을을 떠납니다.




제가 어렸을땐 철길 굴다리가 그렇게 무서웠더랬습니다. 굴다리를 지나는 동안에 열차가 지나갈까봐서요. 어린 마음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무서움을 느꼈더랬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저 호기심의 대상일 뿐이네요. 저 굴다리 너머엔 뭐가 있을까~ 성격이 달라졌을 뿐이지 철딱서니 없기는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이지 싶네요. 잇힝~ 어렸을때 내 성격이 이렇게 긍정적이었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생각하면 좀 아쉽긴 합니다...




 굴다리 너머에는




 별거 없습니다. 기대한 분 없으시죠? 낄낄~~




500구배의 위엄. 저 숫자가 높을수록 굽이치기가 심합니다. 강원도에서도 500구배는 본적이 별로 없는디...




500구배면 대략 이 정도 굽습니다. 여길 지날때면 속도를 어지간히 줄여도 지직지직 거리며 돌아갈겁니다.




꽤 많이 왔습니다. 원북역도, 복날 개색히들도, 태실마을도 보이지 않네요. 공사중인 신선은 워낙 커서 보이지만...




 저수지가 보입니다. 작고 아담한 저수지더군요. 이 때가 가뭄이 가장 극심하던 무렵이라 수위가 상당히 내려가 있습니다.




 저수지를 지나 언덕을 향합니다.




 제가 평지는 잘 다닙니다만 오르막길에는 정말 약해요. 그다지 높은 고개는 아니었습니다만 제게는 알프스 산처럼 느껴졌습니다...




 지도에 억시령 2교라고 표시된 다리에 도착했네요. 철망너머로 철길이 보입니다. 철망이 답답해 보입니다.




 그래서 철망을 피해 찍어봤습니다. 낄낄~~




반대쪽은 터널이에요. 경전선은 산속을 지납니다만, 일제시대에 터널공사는 엄청난 난공사였던지 최대한 능선을 피해 골짜기들로 다니기에 터널은 많지 않아요. 터널은 기차가 딱 지나갈 만한 정도의 작은 크깁니다. 요즘의 으리으리한 터널에 비하면 귀엽지 않습니까?




다리를 지나 한참 올라서...




드디어 억시령을 정복했습니다. 마치 알프스에 오른 한니발의 기분이었습니다.




 알프스 너머에는 로마가 있지만, 억시령 너머에는 진주가 있습니다. 이제 함안을 떠납니다.




 길을 따라 내려가니 굴다리가 하나 더 있네요. 좌하단에 억시령 1교라고 쓰인거 보이시죠?




이렇게 도로와 철길이 나란히 가는 모습을 저는 좋아라 합니다.




묵묵히 서있는 산 밑을 또한 묵묵히 철길이 지나갑니다. 차가운 시골 남자들, 그러나 나그네에겐 따뜻하겠지.

정줄놓고 가는데 멀리서 열차가 달려오더군요.




장비도 찍새도 16류인지라 영상은 저질입니다만, 오직 직찍이라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 으흙흙~~ 시골길을 지나가는 열차의 모습은 보고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더군요~ 물론 서울길을 지나가는 열차도 좋기에 철덕인 거지만... 흐얽ㅤㄹㅓㅀㅤㅌㅓㄿ럴렇~~




 철길건널목이 마치 마을의 관문처럼 놓인 모습이네요. 여기도 평촌리이긴 한데, 평촌역이 있는 마을은 아니더군요. 할매한테 물어보니 조~ 아래랍니다.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오봉천이라고 써 있는 철교를 건너면...



빨간신호등이 빛나며 평촌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무인역임을 알립니다



평촌역의 하늘에 노을이 지기 시작하네요



평촌역전의 모습. 여기도 가게는 없습니다. 오가는 사람이 그만큼 없다는 것이겠죠...



평촌역의 담백한 모습



역명판



텅 비어 있는 구석에 탁구대 하나 놓여있습니다. 탁구대에 공이 통통튀었던것은 언제의 일이었을까요



이 작은 마을의 한갖진 역을 기리는 시를 지은이는 누구일까요



승강장으로 들어가 봅니다



날이 저물어가니 더더욱 쓸쓸해보이는 모습이네요...



승강장도 왠지 더우기 허전해보이는 느낌이구요...



그래도 철도는 날이 저물어도 안전합니다



의자. 덩그러니 놓여있는...



전에 열차타고 가면서는 저 자신 열차안에 있었고 열차에 타고 내리는 사람이 있었기에 그렇게까지는 아니었습니다만... 이렇게 날 저물어 열차도 인적도 끊긴 역에 저 혼자 있으려니 그렇게 을씨년스러울수가 없었습니다. 적적하고 쓸쓸하고... 홀로인 제가 오히려 역의 외로움을 안스러워해야할 거 같은 느낌이었달까...



그러나 역은 무심히, 이내 떠나갈 나그네따위는 개의치 않고 서 있습니다



이 곳을 나가면 진주수목원 역으로 가는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게시물은 (ZDR) 중인배님에 의해 2012-08-06 12:29:44 불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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