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즈질 사진의 대가인 제가 찍은 얼마 안되는 명작-_-입니다. 이날따라 빛이 좋더군요...;;-












도곡동 S모건물에서 알바중인데, 참 할일이 없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가 마셨던 술을 좀 정리하며 데이터를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ㅎㅎ

사실 전 술을 잘 못마십니다.

그래서 대학교 들어와서는 아싸리 맛있는 걸로 조금만 먹자, 내지는

독주나 한두잔 마시고 말자...란 생각으로 이런저런 술을 찾게 되었네요.

(그런데 지금은 양주 반병 이상 마셔도 멀쩡하다능-_-;;;;;;;;; 장족의 발전입니다;;)

그런 이유도 있고, 또 나이드신 분들에 비해 많은 술을 마셔보진 못했지만,

다행히 부모님이 물려주신 코와 혀가 아주 즈질은 아닌지라, 꽤 다종의 술을 접해봤고, 이런저런 것을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졸필이지만 용기를 가지고 올려봅니다(__) 한줄 덧글은 소심한 유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이란 책을 보면 다음과 같은 격언이 나옵니다.

'명주는 여행하지 않는다.'

술도 음식입니다. 때문에 만든지 오래되거나 이동하게되면, 그 향과 풍미가 다소 떨어지는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생주가 주인 한국 술은 더더욱 그렇구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각별히 맛있기도 합니다. 이에 첫 술 리뷰는 민속주로 선정했습니다.

우선 1번 타자는 '죽력고' 란 민속주입니다.

제가 작년에 제일 많이 마신 술....

분류로는 전통소주 계열에 분류 되지만 그 맛과 향이 굉장히 독특한 녀석으로,

100%쌀을 원료로 한 증류주로 30도의 도수를 가진 녀석입니다.

여기서 죽력이란 대나무 액스-액기스-즙 을 의미합니다.

원래 조선시대 약주로 쓰였고, 전봉준 장군도 타박상 등의 치료로 마셨다고 전해지구요.

'고' 는 고약 할 때 그 고가 맞습니다. 의미는 여러번 증류된 술이라고 합니다 .

1. 색

술은 마시기도 하지만, 눈으로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죽력고의 색은 딱히 이쁘다고 하기는 초큼 그렇습니다만, 은근히 비치는 꿀 빛이 매력적이네요.

사진에서처럼 짙은 색은 아니고, 황금색 빛이 살짝 돈다...정도가 적합한 표현인 듯 합니다.

2. 식감/향/맛

기본적으로 증류주이지만, 다른 소주와 같이 산뜻한 알콜 느낌이라기 보다는 끈적한 느낌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첨가되는 죽력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입에 착 붙는다는 말이 적합한 식감입니다.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도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30도의 도수라면 높다고도 할 수 있는 도수임에도,

어지간한 증류주(양주포함)를 상회하는 훌륭한 목넘김이라고 생각합니다.

향은 말 그대로 '대나무향' 입니다.

증류주라기 보다는 대나무 리큐어라고 해도 손색 없을 정도의 느낌입니다.

향이 굉장히 강하고 상쾌해서, 마치 대나무 숲에 들어온 기분이 들 정도니까요.

처음 이 술을 마셨을 때 안주가 곱창 전골이었는데,

뭐 한잔 마시고 곱창 전골을 먹고 나서도 그 향이 코끝을 감돌정도로 그 향이 강합니다.

향 자체가 부담스럽지 않고 상큼하고 발랄합니다.

맛은 산뜻한 단맛입니다. 안동소주 등의 쌀 증류주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만,

죽력고의 단 맛은 좀 더 가다듬어진 느낌입니다. 특유의 상큼한 대나무 향과 겹쳐져서 알콜 느낌이 별로 없이

고급스런 달콤함을 선사합니다. 흡사 희석한 꿀과도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동시에 폭발적으로 올라오는 뒷향은 역시나 증류주구나 싶구요.

전체적으로 강하고 독특한 향과 공격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느낌이 잘 조화된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3. 기타

안취합니다. 참 안취하는 술입니다-_-;

죽력 자체가 취기를 몰아내는 기능이 있다고 하네요.

덕분에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이 더해지지 않았나 합니다.

숙취도 없고, 어지간한 한국식 안주와는 상당히 궁합이 좋습니다.

삼겹살 같은데 같이 마시면 ( -_-)b 돼지+구이의 텁텁함을 상당히 완화시켜 줍니다.

맵거나 향이 강한 찌게/전골 같은것과 같이 드셔도 역시나 풍미를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격대는 대략 2.2만원(700ml)이고, 따로 양조장에 전화하셔야 구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