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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진상 인간들 참 보기 싫죠. 상식과 예의를 벗어난 인간들은 손가락질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아이들을 함부로 방치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애들이 바닥에 드러눕고 의자에 신발을 신고 올라가는데도 신경을 안쓰는 부모들은 진상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유 때문에 '노키즈 카페'가 늘어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육아 문제를 담당하는 사람은 아이 엄마입니다. 장보러 갔다가 더위를 피해 카페에 들어섰는데 그 카페가 노키즈 카페라 출입을 금지당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들 방치 문제는 홍보와 계몽으로 해결할 문제지 원천적으로 봉쇄할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주장을 하면 수많은 진상 사례들이 반박으로 달립니다. 저는 그게 '노키즈 카페'가 만들어질 근거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주일에 5일 이상 카페에 가지만 아이들이 떠들어서 불편을 겪는 것은 한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경우거던요. 몇가지 특수한 사례들을 가지고 아이들 출입을 금지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봅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버스에서 운다고 노키즈 버스를 만들까요? 이런 주장을 하면 아이 부모는 '키즈 카페'에 가면 안되냐고 반박합니다. 키즈 카페가 동네에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키즈 카페/ 노키즈 카페 구분 없이 아이가 무례한 행동을 하면 부모나 다른 사람이 제재를 하면 됩니다. 본인이 나서기가 어려우면 종업원에게 말하면 되죠.

저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막 떠들고 뛰어다니면 아이를 살짝 붙잡고..'여기서 이렇게 떠들면 안되요, 다칠 수 있거던요'하면서 아이 부모를 살짝 쳐다봅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부모는 '아무게야. 봐 아저씨가 야단치지. 이리 와서 앉아'하고 끝을 내지, '왜 내 쌔끼 기죽이냐'면서 달라드는 부모 못 봤습니다. 처음 말을 할때 부드럽게 시작해야지. '얌마! 너희 부모는 여기서 뛰어 다니라고 가르치데'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싸움나기 좋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곳에서 카페에서 겪은 일화들을 많이 소개했어요. 우리 애가 아장아장 걸을 때 카페 출입을 했는데 저희 부부가 통제를 잘하고 아이가 잘 따라서 그런지 무리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카페 주인들이 아이 예쁘다고 놀아주기도 하고 선물을 주기도 했습니다. 카페 주인이 우리 아이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워낙 잘해주니깐 손님들도 늘고 다른 손님들도 '이 카페는 주인이 참 좋다'면서 가족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카페에 빵만드는 유리로 된 커다란 방이 있는데 거기에 아이들만 들어가고 어른 손님은 입장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어른들은 밖에서 아이들이 빵을 만들며 노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방음이 되어서 아이들 떠드는 소리는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여사장님이 카페를 운영하더라고요.    

지금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초등학교 진학 무렵에 카페 사장이 진학 선물을 주기도 하고 이번 생일에는 축구화를 주기도 하더라구요. 정말 감사하죠(역으로 저도 그만큼 이리 저리 많을 것을 챙겨준 것도 사실입니다)

옆동네에서 이런 일화들을 카페에서 아이와 어른이 같이 공존할 사례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모가 카페 매너에 대해 아이들에게 주지시키고 주인이 아이들을 저렇게 감싸주니 카페가 더 잘되더라는 거죠(올해 카페가 2층 건물로 올렸답니다).

그러자 옆동네에서 대뜸 줄을 지어 나오는 댓글들이 '카페 주인 속타는 건 모르셨죠', '뻔뻔하기 짝이 없는 손님' 이따위 반응들이 대다수더군요.

제가 이해가 안되는게 있습니다. 모든 민폐의 주범은 아이와 그 아이 곁에 있는 엄마로 몰아간다는 겁니다. 남탕 샤워 부스에서 소변 보는 민폐에 대해서는 관대하더군요. 장난스럽게 킥킥거리고 자랑질처럼 '저도 그랬습니다 '란 댓글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몰라서 그런다고 해도 어른들의 저런 모습들은 뭔가요? 제가 카페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건 아이들 때문에 아니라 어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훤한 창가에 앉아서 딥키스와 애무를 하는 커플, 큰 소리로 깔깔낄낄대며 음담패설을 하는 아줌마, 아저씨. 그러면 이런 모든 사람들을 출입을 금지시켜야 되는것 아닌가요?

외국 프로그램 중에  What Would You Do(WWYD)라는 것이 있습니다. 카페나 식당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실건가요?'라고 묻는 프로지요. 그 프로가 다루는 내용은 주로 이런 것입니다. '식당에서 자폐아가 소란을 일으키고 다른 테이블의 어른이 아이 부모를 식당에서 나가라고 했을 때', '카페에서 동성애자 부모를 둔 아이들이 옆 테이블의 아이들에게 조롱을 당했을 때'에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건가 묻는거지요. 아마 이 프로를 보고 사람들의 관용의 정신에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구질구질한 제 이야기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모든 것을 규제와 금지로 처리를 해버리면 그 사회는 병든 사회가 됩니다. 정부의 최소한의 개입과 간섭을 요구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제가 바라는 살기 좋은 사회는 조금 불편해도 서로가 배려를 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회입니다. 카페나 식당에서 아이와 아이 부모는 당연히 조심해야겠지만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